Experience/2021's Experience

공기업을 퇴사하고 개발자를 준비하게 된 이유

ikjo 2022. 1. 2. 23:56

첫 회고를 작성하면서...

2021년 10월 17일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회고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작성하기로 한 회고 글은 "왜 공기업을 퇴사하고 개발자를 준비하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 이는 사실상 저의 개발 인생에 있어 시작 지점에 있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는 3년(2018. 1. ~ 2021. 1.) 동안 공기업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무를 했었고 2021년 1월 4일 퇴사 후 약 2개월 간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2021년 3월 9일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이 글은 어떠한 이유로 공기업을 퇴사했고 어떠한 이유로 개발자를 선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회고 글이오니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내 인생 첫 번째 회사 그리고 첫 번째 퇴사

"직장 생활, 어딜 가도 다 똑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근무했었던 이 회사는 제 인생에 있어 첫 번째 회사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사를 결정하는 것이 더욱 힘들었고 회사를 다니면서 꽤 오랜 시간 퇴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습니다.

 

공기업을 퇴사한다고 했을 때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은 만류를 받았었습니다. 당시 많은 분들께서 얘기하셨던 주요 내용으로는 "직장 생활 어딜 가도 다 똑같아", "힘들게 들어가 놓고 왜 퇴사하느냐", "정년까지 보장되는 곳을 왜 퇴사하느냐" 등이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에서나 지금에서나 생각해봐도 이 말들이 절대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개개인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이 말들이 정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직장 생활 어딜 가도 다 똑같아"라는 말이 가장 인상깊었고 이로 인해 퇴사를 결정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모든 직장들에 통용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직장이라는 곳은 "회사와 근로자"의 근로 계약으로 이루어지기에 근로자는 회사라는 거대한 배가 나아가는 방향을 따라가야 하고 이 배가 잘 나아갈 수 있도록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수행해야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부당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취업을 위해 준비했었던 2년이라는 시간과 공기업에서 근무했었던 3년이라는 시간, 이 전체 5년이라는 시간을 희생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퇴사하는 것이 제 앞으로의 인생 10년, 20년, 30년 미래에 있어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장에 대한 욕심

저는 대학 시절부터 "성장"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했었습니다. 최소한 주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야하고, 이를 통해 하루하루 성취해나가는 것을 중요시 여겼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마음가짐 덕에 군 전역 후 2년만에 원하는 공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이러한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성장을 중요시 여길거면 애초에 공기업을 가면 안 됐던 거 아니야?" 맞는 말일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 지인들로부터도 "너는 사기업을 갈 줄 알았는데" 라는 말을 많이 듣곤 했었습니다. 공기업별로 그리고 부서별로 환경은 모두 다르겠지만, 적어도 당시 공기업에 속하지 않은 제 3자들의 시선들에는 공기업하면 다소 "편한" 이미지, 사기업하면 다소 "힘든"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취업 준비를 하던 대학생 시절에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공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또한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만 열심히 하고 잘한다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럴듯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처 맞기 전까지는"

- 마이크 타이슨 -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리 냉혹했습니다. 제가 입사한지 얼마 안되서 타 부서 내 과장님께서는 제게 "여기서는 성장을 하려고 하면 안돼"라는 말을 하셨었는데, 성장을 중요시 여겼던 저에게 있어 이 말은 상당히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겪었던 업무 환경에서는 "열심히" 보다는 "열심히 하면 너만 손해야"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은 계속 열심히 노력해야만 했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은 계속 열심히 노력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문제를 덮으려고 했고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입사 1년차 열정으로 가득했었던 제 자신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이러한 환경 속에서 열정 보다는 현실에 타협해가고 있었으며, 회사에 대한 회의감은 나날이 커져갔습니다.

 

인생에 있어 어떤 선택에는 정답이 없다.

이 대목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 이거 우리 회사인데?"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제가 다녔던 회사가 공기업이라 공기업이라고 했지 실제로는 공기업, 사기업 할 것 없이 상당히 많은 회사 조직 내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겪지 않을까합니다.

 

"나 보다 더 힘든 상황 속에서 참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내가 혹시 지금 배부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회사 생활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거고 그냥 참고 사는 거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해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퇴사를 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개개인마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모두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년이라는 고민 끝에 "지금의 나 보다 더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지금 내가 남들 보다 배부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지라도", "지금의 내가 인내심이 부족했었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나의 선택이 미래에 있어 보다 나은 결정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퇴사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에 있어 어떤 선택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선택이 100%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장담할 수도 없겠으며, 남아 있는 것이 100% 올바른 선택이었다고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어떤 선택에 있어 확답할 수 없으며 오직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의 정도로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 선택에 따른 책임 역시 오로지 나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를 선택하게 된 이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2021년 1월 퇴사 후 2~3개월간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개발자가 제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직업이라 생각했고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자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 해결사, 개발자

회사에서 3년 동안 일하면서 회사의 직원으로서 역할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주변 동료들 중에서는 "회사는 단순히 돈만 버는 공간이야"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공기업, 사기업 상관없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을 알기에 틀렸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저는 적어도 회사와 직원이란 같은 목적 의식을 공유하며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하는 파트너 관계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개발자 역시 개인 사업 내지 프리랜서가 아닌 이상 근로자 신분으로서 대다수의 회사와 동일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소프트웨어(웹, 모바일 등) 개발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제가 갖는 직업관이 일치하여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회사에서 하는 일들을 통해 자기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특정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이직이 가능하다는 점이 제게 가장 큰 매력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IT 산업

현재 IT 산업은 웹과 모바일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성장하고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앞으로 AI, 자율주행, 메타버스, IoT, 블록체인 등 4차산업혁명 기반 기술들의 발전에 따라 타 산업 간의 융복합 등을 통해 앞으로 더욱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늦은 나이에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IT 산업에서 하루하루 성장하다보면 앞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즐거웠었던 프로그래밍 경험

아울러 대학 학부생(전기전자제어공학) 시절 졸업작품 시험을 위해 아두이노 프로그래밍을 했었던 경험도 결정을 내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시 어떤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밍을 통해 아이디어가 실제화 되는 것으로부터 희열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팀원과 협업하며 문제에 대해서 고뇌하고 해결되는 과정에서 밤도 지새운 적이 많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러한 몰입의 결과로 4학년 1학기에 졸업 작품 시험을 조기에 합격할 수 있었고 이를 교내 기술 경진 대회에도 출시하여 입상할 수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개발자가 되고싶다!

저는 비록 IT가 아닌 다른 업종에서 3년간 근무했었지만 오히려 이러한 경험들 덕분에 자신에 대해 제대로 성찰할 수 있었고 현재 개발자가 되기로 확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3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이러한 경험들 덕에 앞으로 10년 20년 30년 계속 개발함에 있어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이 되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개발자

하지만 늦은 나이에 개발 공부를 시작한 만큼 남들 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 해야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때로는 개발 공부를 늦게 시작한 것에 대해 과거를 후회하거나 타인과 비교하며 조급한 마음도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나 자신 보다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개발 자체를 즐기는 개발자가 되고자 합니다.

 

 "타인 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 보다 우수한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고귀한 것이다"

- 영화 킹스맨 中 -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

또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가 되고싶습니다. 접근성, 연결성, 자동화 등 여러 강점을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영향력은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 19 확산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물품 배송 서비스, 음식 배달 서비스, 코로나 관련 정보 제공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가 제공해왔던 서비스들은 사회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기술은 인간의 편익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발전해왔다고 생각하기에 저 역시 개발 역량을 키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싶습니다.